일본, '지지율 10%대 총리'와 '슈퍼 엔저'의 동상이몽
2025년 6월, 현재 일본을 설명하는 두 개의 장면이 있습니다. 하나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뜨겁게 달아오르는 닛케이 증시이고, 다른 하나는 '퇴진' 압력에 직면한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차가운 집무실입니다.
오늘 이 글에서는 '경제는 호황, 정치는 실종'이라는 이 기묘한 동거 상태를 최신 뉴스를 바탕으로 분석하고, 이 아슬아슬한 균형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그 방향을 진단해 보겠습니다.
정치: '해산'도 '쇄신'도 어려운 총리의 딜레마
오늘 발표된 여러 언론사의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10%대로 추락하며, 퇴진 '위험 수위'를 넘어 사실상 국정 동력을 상실한 상태임이 재확인되었습니다.
- ① 끝나지 않은 '비자금 스캔들'의 늪: 자민당 파벌의 비자금 조성 문제는 기시다 정권의 '원죄'가 되었습니다. 최신 뉴스에 따르면, 관련 의원들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논란이 계속되며 국민의 정치 불신은 극에 달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정책 실패가 아닌, 정치 시스템 자체에 대한 신뢰의 붕괴로 이어지고 있으며, 기시다 총리가 어떤 쇄신안을 내놓아도 여론이 싸늘한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 ② '조기 총선'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이유: 상황이 이런데도 일본 정계에서는 '6월 중의원 해산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옵니다. 이는 역설적으로 기시다 총리가 정치적으로 얼마나 궁지에 몰렸는지를 보여줍니다. 지지율이 더 떨어지기 전에, 그리고 야당이 완전히 전열을 가다듬기 전에 선거라는 '승부수'를 던져 국면을 전환하고 싶다는 의도입니다. 하지만 이마저도 자민당 내 반발로 인해 실행이 불투명하여, 총리는 진퇴양난의 늪에 빠져있습니다.
경제: '엔저'의 빛과 그림자, 그리고 BOJ의 고뇌
정치의 위기와는 별개로, 일본 경제는 '역사적인 엔화 약세(슈퍼 엔저)' 라는 강력한 순풍을 타고 있습니다.
- ① '엔저 효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기업들: 오늘 아침 토요타 등 주요 수출 기업들의 주가는 다시 한번 강세를 보였습니다. 달러당 150엔대 후반을 유지하는 엔저 덕분에, 이들은 해외에서 벌어들인 이익이 엔화로 환산되면서 자동으로 실적이 급증하는 효과를 누리고 있습니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을 일본 증시로 끌어들이는 가장 큰 매력 포인트입니다.
- ② 서민을 짓누르는 '나쁜 물가 상승': 반면, 서민들의 삶은 팍팍합니다. 수입하는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기요금부터 식료품 가격까지 오르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최신 경제 뉴스들은 **'엔저로 인한 수입 물가 상승'**이 가계에 미치는 부담을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을 끌어내리는 직접적인 원인이 됩니다.
- ③ 일본은행(BOJ)의 딜레마: 이러한 상황 속에서 일본은행(BOJ)의 다음 행보에 전 세계의 시선이 쏠려 있습니다. 당장 이번 주 후반에 열릴 금융정책결정회의가 최대 분수령입니다. 엔화 가치를 방어하려면 금리를 인상해야 하지만, 자칫하면 이제 막 살아나기 시작한 경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추가 금리 인상'보다는 '국채 매입 규모 축소(테이퍼링)'를 먼저 발표하며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총평: '정치 리스크'가 경제의 발목을 잡을까?
결론적으로, 2025년 6월의 일본은 정치와 경제가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달려가는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엔저'와 '기업 실적 개선'이라는 강력한 경제 모멘텀이 '정치적 불안'이라는 악재를 압도하는 모습입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당장의 정치 리더십보다는 일본 기업의 구조적인 변화와 수익성에 더 주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아슬아슬한 균형은 영원할 수 없습니다. 강력한 정치적 리더십 없이는 구조 개혁의 동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으며, 정치적 불안이 극대화될 경우 외국인 자금은 언제든 썰물처럼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일본은 지금 '경제는 호황, 정치는 실종'이라는 기묘한 동거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이 위태로운 균형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다가오는 BOJ 회의와 9월로 예정된 자민당 총재 선거가 그 첫 번째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